STORY 5. [MUSICAL MATILDA] 아이들을 위한 아니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소녀 마틸다
STORY 5 [MUSICAL MATILDA] 아이들을 위한 아니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소녀 마틸다
불과 3,4년 전까지는 뮤지컬과 뮤지컬 넘버에 빠져 살았던 나는 일년에 대형 뮤지컬 2개정도 보는게 큰 행사가 되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다른 곳에 나의 신경이 빼앗겼나보다.
올 연말에 택한 뮤지컬은 마틸다!
포스터만 보아도 어린아이의 장난스러움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당당함이 뿜어져 나와 어떤 내용인지 상상력을 자극한다.
극장에 도착하니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과 많이 왔다.
어린이 뮤지컬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VIP티켓이 아까울까 내심 걱정은 했으나, 입장과 동시 보이는 첫 무대세팅을 보고
걱정했던 마음은 무대의 다채로운 칼라에 묻혀버렸다.
알파벳이 적힌 판넬들이 중복되지 않을 만큼의 다양한 칼라감으로 뒤덮혀 있었고, 마틸다의 M.A.T.I.L.D.A 그 외의 레터들 그리고 음표들이
둥둥 떠다니는 인상을 준다. 역시 뮤지컬의 묘미는 훌륭한 음악과 연기도 있지만 상상하지 못할 mise-en-scene 의 연출력인 듯 하다.
뮤지컬 마틸다를 끝까지 보고 난 후의 나의 느낀 점을 심플하게 말하자면...
30초반부터 스멀스멀 올라와 지금까지 나를 갈팔질팡하게 하는 오춘기 때문에 어른이 된 현재와 십대 사춘기 시절 사이 어중간하게
걸쳐 있는 나의 상태를 자각시키고 다시 한번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작품이였다.
Matilda: "No more Miss Nice Girl! "
마틸다는 첫 등장부터 (태어날 때부터) 천덕꾸러기 존재로 자라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소녀로 자라났다.
지극히 평범하디 평범한 또래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님으로부터 '왕자님', '공주님' 대접을 받으며 응석부리며 자라났지만,
특별한 재능을 가진 마틸다는 너무나 특이한(?) 괴짜 부모님 아래에서 사랑이 결핍된 채 컸다.
어린 소녀에게 선물로 주어진 특별한 재능 덕분에 어른들도 읽기 힘들어 하는 문학책들을 몇번이고 읽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감정
그리고 사랑에 대해 배우며 어리숙한 어른의 흉내를 낸다.
현실이라면 사랑이 결핍된 상태에서는 자격지심 때문에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삐딱하게 자라나겠지만, 마틸다의 어두운 내면은
마틸다가 지어내는 탈출묘기곡예사와 공중그네 곡예사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그 이야기를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항상 들려주며, 선생님의 호기심을 자극하시키며 즐겁게 해주지만, 동시에 자신의 부모님은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한다는 거짓말을 한다.어린 아이가 자신의 바운더리를 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내심 나도 마틸다가 이끄는 이이야기에 의심없이 의지하게 된다.
A girl should think about making herself look attractive so she can get a good husband later on. Looks is more important than books, Miss Hunky…”
“The name is Honey,” Miss Honey said.
“Now look at me,” Mrs Wormwood said. “Then look at you. You chose books. I chose looks.”
-마틸다 엄마의 대사 中-
자신의 자아를 확고이 지키고자 하는 맹랑함과 순수함이 돋보였던 마틸다.
"(매일 책을 끼고 사는 마틸다를 보며) 이 사내자식이 뭐 맨날 그런걸 읽어?"
"이 사내 자식은 왜 태어나가지고~!!..."
"이 더러운 사내놈이!!... 이 자식은 말이야!"
어린 소녀가 듣기에는 너무나 가학적인 말들이지만 마틸다는 굴하지 않고,
"전 여자라구요!"
"그건 옳지 않아요~!"
하며 어른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려 하고, 자신이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끝까지 주장하며 마침표 찍는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의 모자에 본드를 칠한다던지, 머리 염색약을 제모제와 섞어서 골탕을 먹이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하도 큰 목소리를 낸다.
요즘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며, 아직도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인 시선과 차이에 대한 틀이 말랑해지려면
갈길이 먼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내용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정말 좋은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가 글을 읽는 거를 벌레 보듯이 하는 마틸다의 부모의 시선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생각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위에 마틸다에 엄마의 대사 (핑크색 인용구) 처럼, 더이상 여자가 남자들에게 선택을 '당하기 위해' 외관을 꾸미고 치장하는게 아닌,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유머, 재치, 생각과 단어들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brain-power 또한 여자가 갖춰야 하는 미덕인 것이다.
그리고 이 극에서 마틸다와 대적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단연 애정하는 캐릭터! -- 트렌치불 교장선생님
아이들에게 항상 LOSER라고 하며 냄새나고 짜증나는 존재로 치부하는 캐릭터이며,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작자다.
아이들을 싫어하는데 학교 교장 선생이라니...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가?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교육을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어떻게 하면 벌을 줄까 항상 연구하는 캐릭터다.
거대한 몸집과 우락부락한 실루엣 때문인지, 남자 배우가 맡았는데, 조금더 여자같은 목소리를 내는데 힘썼으면 더 조화롭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 치마는 입었지만, 가슴은 있고... 목소리가 상남자여서, 저 캐릭터가 남자인가 여자인가 보면서도 헷갈렸다.
단순한 캐릭터보다는 대체 저건 무슨 캐릭터인지 계속 지켜보게 하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긴하다.
사실 뮤지컬에 대한 리뷰는 처음 써보고,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잘 모르겠으나,
이렇게 쓰면서 내가 보고 느낀 감흥을 타인도 보고 마틸다를 보며 삶에 대한 용기와 삶에 찌들어 잊고 살았던 동심을 되찾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래본다.
'어른이 되면'이라는 노래에서 콜라도 잘때까지 실컷 마실수 있고 버겁고 힘든 일, 괴물들도 용감하게 무찌르고 견뎌낼수 있다는 가사로 노래하며 어른이 하루 빨리 되기를 기도하는 아이들의 바램을 느낄 수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속으로 '어른이 되어도 똑같다... 아가들아..' 라는 생가과 함께 더 힘들고 고민해야할 부분들이 있는 현실에 눈물이 핑 돌았다. 저렇게 해맑게 노래하며 그내타고 꿈이나 바램을 말할 수 있는 저 시점이 또 돌아올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과 그내타며 무대에서 노래하는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교차하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마틸다의 뿌리 깊은 탄탄한 내면과 똑소리나는 말주변과 노래에 빠져버려 올 연말은 기분좋은 동심의 세계에 잠시나마 있을 수 있겠다.^^
★ 마틸다의 어린친구들의 땀과 열정을 살짝 옅볼까요?
click--> https://www.youtube.com/watch?v=oM9G7PT6Ggo
★ OST: REVOLTING
click--> https://www.youtube.com/watch?v=NwOhMsPY_5U
★ 2013 MATILDA 토니상
click--> https://youtu.be/33H3PyZ3OCw
#마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