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8: [MUSICAL FLASHDANCE] 플래시댄스 : 청량음료 마신듯한 공연
뮤지컬 <플래시 댄스>를 보고 다시 내가 십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받았기 때문이랄까.
엉덩이를 들썩들썩하게 하는 신나는 비트의 음악, 무대장치가 화려하진 않지만 뭔지 짐작만 할 수 있을 정도의 간소한 디자인과 무대 셋팅,
독보적인 여주인공만의 돋보임. 이런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렸을 때 뮤지컬이 뭔지 모르고 춤과 노래와 연기를 같이하는 퍼포먼스라는 정도의 아이디어만 가질 수 있게 한 그런 뮤지컬.
이번에 본 플래시 댄스가 나에겐 그렇게 다가왔다.
스토리 구성은 여주인공 Alex Owen이 대부분 이끌어 나간다. 물론 다른 조연들의 독무대도 있지만, 여주인공의 포지션이 너무나 임팩트가 강한 나머지 다른 배우들은 사실 보이지 않았다. Alex는 자신의 꿈인 댄서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낮에 제철공장의 용접공으로 밤에는 나이트 클럽의 플로우 댄서로 일을 한다. Alex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때 내적갈등을 일으키게도 하지만 큰 조력자인 그녀의 남자친구는 Nick Hurley.
Nick은 모델을 능가할 훤칠한 키가 돋보였고, 미성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배우였다. 창법이 가수 느낌이 나고 제스쳐가 어색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실제로 Lowson이라는 그룹의 리드보컬이더라. 그러나 난 듣는내내 불안감을 숨길 순 없었다. ㅡㅡ
유명한 노래들이 많이 나와서인지 귓가에 계속 맴돈다.
"What a Feeling!"
"Maniac"
"I Love Rock and Roll"
등등 영화든 광고든 어디서 지나가면서 많이 들어봤던 음들.
그 중 하이라이트 음악 "What a Feeling"은 작곡가 Giorgio Moroder 가 작곡하여, Academy Award for Best Original Song, 과 Golden Globe를 수상했다.
2막이 거의 끝나갈 때 오디션장에서 Alex가 이 음악에 맞춰 긴 팔과 다리로 추는 댄스가 너무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쳐서 넋을 놓고 봤다.
정말 명곡은 명곡인듯 ^^
[더뮤지컬] 뮤지컬 '플래시댄스' 투어 공연 하이라이트--> https://youtu.be/Y4bUktkiuF4
전반적으로 이야기 전개나 무대 장식 그리고 노래는 요즘 시대와 맞지는 않지만, 추억의 노래와 함께 옛 감성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이 잠시나마 나태해지고 무기력해진 정신을 반짝 깨어내기엔 충분했다.